나는 좋게 말하면 준비성이 철저하다고 할 수 있고 나쁘게 말하면 미리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이런 성격이 미국 도착 후 필요한 일을 하나하나 해나가는데 도움이 된 것 같긴 한데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미국의 악명 높은 행정처리 속도와 시스템을 경험해보신 분들은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그래도 나는 걱정했던 것 보다 수월하게 풀리고 있어서 아주 다행이다.
미국에 온 비자나 목적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미국 초기 정착 시 해결할 것들은 다음과 같다.
- 휴대폰 개통
- 집
- 미국 은행 계좌
- 그린카드 (영주권자에 한해서)
- SSN (Social Security Number)
- 운전면허증
무엇보다 어떤 순서로 일을 처리해야 하는지 파악하는게 쉽지 않다. 은행 계좌를 만들려면 집주소(거주지 증명)가 있어야 하고 집을 계약하려면 은행계좌가 있어야 하기도 하고 여간 꼬여있는게 아니다. 그래서 게임 퀘스트 클리어하듯 쉬운것 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는게 좋다.
굳이 순서를 따지자면,
휴대폰 개통 -> 은행 계좌 -> SSN 신청 -> 집 -> 운전면허증
이 순서가 일반적인 것 같다. 물론 이 경우는 미국 도착 전에 임시숙소 (에어비앤비나 한인민박)등을 적게는 2주에서 많게는 2개월정도 잡고 오신 분들에 해당되는 얘기고 바로 집을 구매하시거나 렌트해서 시작하실 분들은 집 구하는게 조금 더 빨라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 은행계좌나 휴대폰 없이 집을 계약하는건 쉬운게 아니다.)
1. 일단 휴대폰!
미국에는 Verizon, AT&T, T-mobile 등 다양한 통신사가 있고 한국 알뜰폰과 같은 mvno 업체들도 굉장히 많다. 먼저 미국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휴대폰을 사용하고 싶으신 분들은 mvno 중 mint모바일을 추천한다. 심지어 한국에서 바로 개통해서 미국 전화번호를 만들수도 있다. e-sim을 지원하기 때문에 물리적 심카드가 필요없기 때문에 개통이 굉장히 간편하다. 가격도 무제한 요금제가 3개월에 120불 정도로 저렴한 편이고 첫 3개월은 90불에 프로모션가로 가입 가능하다. 이 외에 연중 다양한 할인행사가 있다고 한다. 단점은 3개월 단위로 선불결제 하기 때문에 중간에 마음에 안들면 다른데로 옮기는 타이밍 잡기가 쉽지 않다는 점. Mint모바일은 T-mobile의 알뜰폰 개념이므로 T-mobile망을 사용한다. 대도시의 경우는 대체로 괜찮은 편인데 잘 안터지는 곳도 있다고 하니 미리 그 지역의 통신망 상황을 알아보고 하면 좋다.
그리고 Verizon의 알뜰폰인 Visible도 많이 사용한다. 한국에서 바로 개통해서 올 수는 없었고 미국 공항에서 와이파이가 터지면 그 때 앱으로 바로 가입 후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민트보다 살짝 저렴한 편이고 Verizon망을 사용하므로 인기가 많은것 같다. 나도 Visible을 공항해서 개통해서 쓰고 있었는데 내가 사는 지역은 너무 안터지고 중간에 아예 먹통이 될 때도 많았다. 들어보니 mnvo 무제한 요금제 같은 경우 주변에 해당망 통신 이용자가 많으면 저렴한 요금제 쓰는 사람들은 deprioritized된다고 하는데 이게 자주 걸리면 너무 불편하다. 그래서 중간에 그냥 mint로 넘어갔는데 아직까진 만족.
2. 은행 계좌 개설
일반적으로 처음 미국에 오시는 분들은 Bank of America (BOA)를 많이 사용한다. 나도 BOA에서 첫 계좌를 개설했는데 이유는 거주지 증명이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다. 임시숙소에 있다고 하더라도 특별히 거주지 증명을 요청하지 않고 개설해주는 편이다. 혹시라도 본인이 방문한 지점에서 개설 불가하다고 거절당했다면 다른 지점에서 시도해보시길 바란다. 보통 Chase가 신용카드 혜택이 더 좋기 때문에 나중엔 Chase로 많이들 갈아타시는 것 같다. 일단 미국에서 한국 신용카드 사용이 안되는 곳도 많기 때문에 오자마자 바로 은행계좌 만들고 데빗카드 발급 받는게 편리하다.
자세한 은행 계좌 개설 후기는 여기서 보실 수 있다.
Bank of America 계좌 개설
맨하탄 쪽 BoA는 토요일에도 여는 곳이 몇 개 있길래 BoA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 후 방문했다. BoA는 대부분 거주지 증명 없이도 은행 계좌 개설하다고 해서 갔는데 다행히도 여권과 한국 운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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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SSN 신청
아주 악명이 높기로 유명하다. 내가 입국한 시기인 3월 초중순만 하더라도 SSA 오피스는 무조건 예약제로만 운영됐고 미국 도착후 2주가 지난 날짜로만 예약을 잡을 수 있었다. 4월 이후로는 워크인으로 방문해도 된다고 들었는데 줄을 많이 선다고 들었다. 지금 상황이 어떤지는 모르겠다. SSA 방문해서 발급 신청 후 1주~4주정도 걸리는게 일반적이다. 나는 일주일 안돼서 우편을 수령한 굉장히 운 좋은 케이스였다.
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 (SSA) 예약
3/14 (D+4) - SSA 예약 SSA 예약이 워낙 악명 높아서 아침부터 긴장한 상태였다. 숙소가 퀸즈 쪽이라서 퀸즈 자메이카에 위치한 SSA에 9시부터 전화를 시도했다. 와이프랑 같이 했는데 와이프는 잘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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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린카드
그린카드 수령 또한 운의 영역이다. 그냥 제 시간에 오라고 기도하는 수 밖에 없다. 빠르면 4주, 늦으면 6개월 이상도 걸릴 수 있다. 이것도 나는 운이 좋게도 5주 정도 되었을 무렵 문제 없이 수령했다!
5. 집
미국 와서 집을 구매해서 사시는 분들도 있을거고 렌트해서 지낼 분들도 있을거다. 보통 1~2인 가구로 오시는 분들은 일단 렌트해서 지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고, 3~4인 가구에 자녀들이 학교까지 가야되는 경우는 집을 바로 구매해서 오시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일단 렌트를 하려면 당연히 휴대폰 번호와 은행계좌가 있어야 하고 추가로 신용기록, 수입 증명이 되어야 한다. 보통 뉴욕 같은 경우 월 렌트비의 40배 이상의 연수입이 증명 되어야만 지원할 수 있는 아파트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인기가 조금 없거나 유학생이 많은 지역 같은 경우 보증보험이나 렌트비 선납 등의 방법을 받아주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신용기록은 있을리가 없기 때문에 수입 증명이라도 되어야 하는데 이건 잡오퍼 레터로 대체 가능한 경우가 있다. 우리가 구한 아파트 같은 경우는 별의 별 서류를 다 요구했는데 (직전 2개월 렌트비 영수증, 현재사는 아파트의 추천서, 2개월 pay stub, SSN, 세금신고서, 반려동물이 있는 경우 반려동물 사진, 백신접종기록 등) 이 지역에선 꽤나 일반적인것 같았다.
참고로 요즘 뉴욕 렌트 구하기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다. 작년 재작년만 하더라도 뉴욕에서 세입자가 굉장히 유리한 위치였다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집주인이나 아파트 회사들이 세입자 구하기가 어려워지니 렌트비 할인 뿐만 아니라 2~3개월 렌트비 무료, 어메니티 비용 무료 등의 각종 혜택을 주면서 세입자를 붙잡는 상황이었다면 지금은 완전히 역전되어 버렸다. 어제 본 집이 오늘 보면 없어져있거나 100불 정도 렌트비가 올라있는 경우가 허다했다. streeteasy에서 괜찮다 싶으면 다음날 매물이 계약되었다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한번 계약하면 최소 1년을 살아야하기 때문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좋은 선택을 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
6. 운전면허증
운전면허증을 더 미리 만드시는 분들도 있지만 거주지 증명 점수 때문에 미리 만들기가 쉽지 않다. 증빙으로 많이 사용되는 유틸리티 빌, 통신 빌 등이 현재 주소로 되어있어야 하기 때문에 렌트한 집으로 이사 들어가고 최소 한 달 뒤에 이런 서류들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RealID(국내선 탑승시 여권 대신 사용 가능)가 아니라 예전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으려면 임시숙소에 머무는 동안 bank statement가 오면 그걸 챙겨서 가서 시도해볼 순 있을것 같았다. 나는 지금 당장 운전면허증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일단 렌트할 집에 들어가서 거주지 증명 서류들이 하나 둘씩 생기면 DMV에 방문할 예정이다. 참고로 뉴욕은 한국 면허증이랑 교환이 안 되는 주라서 시험을 봐야되는데 이게 꽤 어렵다고 들었다.
이 정도가 해결되고 나면 아마 초기 정착에 필요한 세팅은 어느 정도 완성 되는 듯하다. 물론 이 외에 신용카드 발급과 같은 부수적인 일들도 있는데 필수는 아니라서 제외했다. 신용카드 발급 후기는 따로 글을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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